제주도 슬레이트 지붕의 염해(鹽害) 및 결로 이중 피해 분석
제주도 슬레이트 지붕의 염해(鹽害) 및 결로 이중 피해 분석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사계절 바람이 강한 기후 환경으로 인해, 다른 내륙 지역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주거 피해 양상을 보이는 곳이다. 특히 해안가 인접 마을이나 고지대 마을에서는 바닷물에서 날아드는 염분, 고습도의 공기, 큰 일교차로 인한 결로 현상이 동시에 주택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기후 조건 속에서 오래전 건축된 슬레이트 지붕 주택은 두 가지 큰 피해를 동시에 받고 있다. 바로 ‘염해’와 ‘결로’다. 슬레이트는 원래도 석면이 포함된 자재로, 시간이 지나면 마모되며 건강에 유해한 석면 가루가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 그런데 제주도처럼 염분이 많은 바람이 끊임없이 지붕 표면을 때리는 지역에서는, 슬레이트의 부식 속도가 일반 지역보다 빠르다. 염분은 슬레이트의 표면 구조를 붕괴시키고,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 내부로 습기를 유입시킨다. 동시에 높은 습도와 큰 일교차는 지붕과 천장, 벽체 사이에 결로를 유발하여, 내부 마감재의 부패와 곰팡이, 단열 손실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처럼 염해와 결로는 각각 따로 위험한 요소이지만, 동시에 발생할 경우 주택의 구조적 안정성과 거주자의 건강 모두를 크게 위협하는 복합적 피해로 발전하게 된다.
제주도 슬레이트 지붕의 염해 피해 – 바람과 염분이 만든 침묵의 부식
염해(鹽害)란 공기 중의 염분이 건축자재에 부식 작용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며, 특히 제주도의 슬레이트 지붕은 이 염해에 가장 취약한 형태다. 슬레이트는 표면이 균질한 자재가 아니기 때문에, 염분이 표면에 침투해도 이를 스스로 방어하지 못한다. 바닷바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표면에서부터 탈락이 시작되고 균열이 생기며, 그 안에 염분이 고이게 된다. 이후 비나 습기가 침투하면서 염분이 내부로 번지고, 슬레이트가 점차 풍화되기 시작한다. 특히 슬레이트는 강도가 약해 ‘눈에 띄지 않는 파괴’가 빠르게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내부 석면 입자가 분리돼 공기 중에 확산된다.
제주도 애월읍과 구좌읍 해안가 마을을 중심으로 슬레이트 염해 피해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으며, 일부 주택은 지붕 전체가 푸석해져 구조적 붕괴 위험까지 겪은 바 있다. 또한, 염분은 금속 자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슬레이트 지붕을 덮고 있는 고정 철물이나 배수 홈통, 지붕용 철제 클립 등이 먼저 부식되며 슬레이트 판을 제자리에서 이탈시키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런 현상은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제주 환경에서는 곧바로 슬레이트 낙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제주도 동부권에서 강풍 이후 슬레이트 낙하로 차량 파손 및 인명 피해가 접수된 사례도 존재한다. 요컨대 염해는 보이지 않지만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슬레이트 지붕의 조용한 붕괴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결로 피해 – 내부 습기와 단열 손실, 건강 피해까지 확대
결로는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제주도처럼 습한 지역에서는 봄, 가을에도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면 빈번하게 발생한다. 슬레이트 지붕은 단열층 없이 바로 천장과 이어져 있는 구조가 많고, 외부 공기가 내부로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로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 특히 제주 슬레이트 주택은 1층 구조의 얇은 천장 마감을 가진 경우가 많아, 지붕 내부에 고인 습기가 그대로 천장 표면으로 스며든다. 이런 결로는 시간이 지나며 곰팡이를 만들고, 천장 마감재와 목재 부위의 부식을 유도하게 된다. 곰팡이는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며, 실내 공기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
결로는 에너지 손실과도 직결된다. 단열이 무너진 지붕은 열이 빠르게 외부로 배출되며, 난방효율은 떨어지고, 전기료와 연료비가 증가하게 된다. 실제 제주 구좌읍의 한 슬레이트 지붕 주택에서는 결로 피해로 인해 겨울철 실내 온도가 외부보다 불과 3~4도 높은 수준으로 머무르며, 난방 기기만으로는 충분한 보온이 어려워졌다. 이처럼 슬레이트 지붕은 염해로 인해 외부는 부식되고, 결로로 인해 내부는 곰팡이와 열 손실이 진행되는 이중 피해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 철거가 아닌, ‘염해 방지 및 단열 시공을 포함한 통합형 개선 공정’이 필수적인 지역이 바로 제주도다. 제주도는 2025년부터 이를 반영한 슬레이트 철거 + 단열 보강 + 염해 차단 코팅 공법을 연계한 공공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